아니, 언니를 만나 할 말은 하나뿐이야. 허락된다면, 부디 허락된다면, 죽지 마.

죽지 말아요. p.177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도 한참을 망설이다가 5.18 광주 민주 항쟁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열었다.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감정을 추스르기가 버거워 한참을 빙빙 돌면서 기록을 남기는 것을 주저했다. '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이라는 찬사는 허풍이 아니었고 '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

라는 문학평론가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휘청이다 못해 꺾일 것 같은 심정이 드는 것, 꾸역꾸역 올라와 명치께부터 목울대를 누르는 묵직한 통증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이 소설을 읽으려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이런 두려움으로 2014년에 발행된 이 책을 이제야 열 수 있었다. 무거운 소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구성, 시적으로 탁월하게 아름다운 문장들.

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