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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 소설 <말을 찾아서> 동행의 의미와 아버지의 부정. 청소년 추천도서

이순원 소설 <말을 찾아서> 동행의 의미와 아버지의 부정. 청소년 추천도서

작가 이순원은 1957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88년 '문학 사상'에 단편 <낮달>이 당선된 이래 <수색, 그 물빛 무늬>로 동인문학상을, <은비령>으로 현대문학상을, <아비의 잠>으로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 <그 여름의 꽃에게>,<말을 찾아서>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19세> , <강릉 가는 옛길> 등이 있다. 달이 없어도 별이 좋은 밤이었다. 아부제의 입에서 풍기는 술 냄새가 조금도 싫지 않았다. 노새는 연신 딸랑딸랑 방울을 울리고, 길옆은 온통 옥수수밭이거나 감자밭, 얼갈이 무와 배추를 뽑은 다음 씨를 뿌린 메밀 밭이었다. 꽃향기도 좋고 저녁 바람도 시원했다. 달밤을 걷는 정경을 묘사한 부분을 읽다 보면 저절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떠오른다. 방울 소리를 흘리며 느릿하게 걷는 노새가 등장하는 것도 비슷하다. 아버지와의 먹먹한 부정과 인생사를 담은 주제 또한 그렇다. 강원도 대관령 아래가 고향인 '나'가 사보 편집실로부터
불우한 천재 매월당 김시습 <금오신화>/청소년 추천 도서/ 최초의 한문소설로서의 가치

불우한 천재 매월당 김시습 <금오신화>/청소년 추천 도서/ 최초의 한문소설로서의 가치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은 김시습의 금오신화, 최초의 한글 소설은 허균의 홍길동전... 이런 식으로 국어 시간에 암기만 하고 넘어갔던 적이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이라는 위상은 유명하지만 정작 그 내용은 생소한 <금오신화>를 읽어 보았다. 김시습은 <금오신화>의 인물들만큼이나 극적인 삶을 살다간 인물로 유명하다. 세조의 왕위찬탈이라는 계유정난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재능과 포부를 포기하고 스스로 방랑인이 되어 떠돌게 된 비운의 인물이었다. 1453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시습은 어려서부터 신동이어서 세종에까지 이름을 떨쳐 소개되었다고 한다. 다섯 살 때에 이미 문리를 통달하였고 남들은 성인식에 즈음하여 얻은 자를 이미 얻어 이름 대신 열경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과거를 준비하던 시기에 세조의 왕위찬탈 소식을 듣고 세속을 멀리하며 방랑을 하며 스스로 방외인의 삶을 살다 59세로 입적한 생육신 중 한 사람이다. 중국 <전등신화>의 신속한 유입과 비판적 수용, 엄청난 독서를 한
[독후 감상] 양귀자 소설 <한계령> 인생 그 쓸쓸함에 대하여.

[독후 감상] 양귀자 소설 <한계령> 인생 그 쓸쓸함에 대하여.

해가 바뀌고 다시 읽어본 <한계령>에는 이런 문장들이 있었나 싶게, 이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문장들이 많이 보였다. "설마 안 올 작정은 아니겠지? 고향 친구 한번 만나 보려니까 되게 힘드네. 야, 작가 선생이 밤무대 가수 신세인 옛 친구 만나려니까 체면이 안 서대? 그러지 마라. 네 보기엔 한심할지 몰라도 오늘의 미나 박이 되기까지 참 숱하게도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했으니까.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박은자에서 미나 박이 되기까지 그 애는 수없이 넘어지고 또 넘어진 모양이었다. 누군들 그러지 않겠는가. 부천으로 옮겨 와 살게 되면서 나는 그런 삶들의 윤기 없는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었다. 창가에 붙어 앉아 귀를 모으고 있으면 지금이라도 넘어져 상처 입은 원미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는 실패의 되풀이 속에서도 그들은 정상을 향해 열심히 고개를 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철도 옆 찐빵집 딸이었던 은자가 이십오 년 만에 전
[서평] 박완서 소설 전집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한국전쟁을 살아낸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의 삶 이야기.

[서평] 박완서 소설 전집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한국전쟁을 살아낸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의 삶 이야기.

박완서 작가의 유명한 자전적 소설로는 '엄마의 말뚝'과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있다. 이 책은 '그 많던 싱아'의 제2부작으로 작가가 스무 살 무렵 겪은 6.25 전쟁과 그 이후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정말 어느 부분이 허구이고 어디가 실제인지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전쟁 당시의 서울 상황과 피난 과정의 묘사가 생생하다. 박완서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엄마를 중심으로 오빠와 올케, 친척 등 가까운 피붙이들과 삶의 터전에서 인연을 맺게 된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작가는 6.25 전쟁이라는 한국사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들이 치열하게 생존하는 삶의 터전을 담담하게 그린다. 전시 중에서도 꽃망울을 터트리는 봄꽃처럼 피어오르는 삶의 생기 역시 놓치지 않고 담아내는 시선이 놀랍다. 이토록 생생하게 생활 밀착형인 글을 쓸 수 있다니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이 점이 박완서 작가의 저력이며 이 소설을 읽게 만드는 힘이다. 이 책은 한 편의 역사 다큐를 보는 것
[서평] 너무 늦기전에 돌아봐요, 서로를. 김초엽 SF 소설 추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서평] 너무 늦기전에 돌아봐요, 서로를. 김초엽 SF 소설 추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P.181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작가는 제 2회 한국 과학 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 책은 수상작을 비롯한 7 편의 중단편들을 모은 모음집이고 대상을 수상한 <관내 분실>과 가작을 수상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수록되어 있다. 김초엽 작가의 이야기에는 여성 주인공들이 많다. 여성, 장애인, 노인, 미혼모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과학 기술이 발달한 미래는 분리와 분열의 사회 문제가 해결되어 있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상용화될 것만 같은 거부감 없는 과학 기술 용어들이 등장한다. 배아 디자인, 웜홀 항법, 외계인, 냉동 수면 기술 등 전통적인 SF 소설 장르의 형식과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작
[서평]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세계문학 추천 도서. 민음사. 어떻게 살것인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

[서평]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세계문학 추천 도서. 민음사. 어떻게 살것인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

<달과 6펜스>는 천재적 기질을 가진 남자 스트릭랜드를 통해 추구하는 삶의 본질적 의미를 묻고 있다. 반짝이는 달과 6펜스는 인간에게 매력적으로 보인다. 보편적으로 달이 지향하고자 하는 이상향을 상징한다면, 6펜스는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세계에서 발을 떼고 살 수 없는 인간의 한계적 속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과감하게 이상향을 향해 발을 뗄 수 있는 인간은 얼마나 될까? 스트릭랜드가 안온한 삶을 버리고 마음속 열정을 좇아 표류하다가 화가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고 기괴하기까지 하다. 부럽기는커녕 윤리를 저버리고 도덕적 책임감도 없는 이기적인 기행 정도로 치부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극도로 과장된 인물 설정은 오히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자기 합리화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처음 도입부만 잘 넘어가면 순식간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몰입도가 높은 소설이다. 관찰자 입장에서 여러 인물을 서술하고 있어 인물의 외양 묘사가
[시 감상] 윤동주 <바람이 불어>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시 감상] 윤동주 <바람이 불어>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언제 보아도 좋은 시집은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이다. 어느 날 읽어도 다 좋겠지만 유독 마음이 복잡하거나 부대낀 날에는 더욱 시구나 시어가 눈에 들어온다. 청명한 날보다는 흐린 날, 사람과 일에 끼여 마음이 뒤숭숭한 날에 읽으면 바람 불던 마음이 고요해지고 일상의 잡념이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진다.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 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 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중에서 부끄러움의 시인, 자아성찰의 대명사가 된 시인 윤동주. 젊은 시인의 고요한 성찰에 마음 한끝이 가닿는다. 시대를 슬퍼해 본 적이 없다니, 이 같은 겸손이 어디 있을까. 시인의 괴로움의 이유를 알고 있으니, 오늘을 사는 내가 더
[서평] 김초엽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 벼랑 끝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랑, 믿음에 대한 이야기. SF 소설 추천.

[서평] 김초엽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 벼랑 끝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랑, 믿음에 대한 이야기. SF 소설 추천.

이 소설을 쓰며 우리가 이미 깊이 개입해버린, 되돌릴 수 없는, 그러나 우리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곳 지구를 생각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마주하면서도 마침내 그것을 재건하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아마도 나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김초엽 작가는 한국 SF 장르 소설계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되었다. 포항공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생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 '관내 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 과학 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 작가가 한 대회에서 두 개의 상을 수상했다는 이력은 그녀의 존재를 빛나게 한다. 사실 나는 SF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SF 소설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치게 괴기스럽거나 공포스러우면 어쩌지 하는 불안과 두려움 때움이었다. 기껏 아는 작가는 정세랑
[서평]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50억 부자아빠가 아들에게 전해주는 경제 철학과  삶의 지혜. 자기계발 추천 도서.

[서평]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50억 부자아빠가 아들에게 전해주는 경제 철학과 삶의 지혜. 자기계발 추천 도서.

아, 밥벌이의 지겨움!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중에서 이 책은 25년 동안 정육 무역업에 종사하다가 퇴사한 50대의 아버지가 20대 청년이 된 아들에게 전해주는 편지 형식의 인생 이야기이다. 직장에서 자발적 퇴사를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아버지가 그 누구도 아닌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니, 얼마나 피같이 진한 삶의 체험이 진액으로 담겨 있을까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작가는 김훈 작가의 에세이집 중 <밥 벌이의 지겨움>을 인용하고 있는데, 밥 벌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체험에 따라 보편성을 넘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작가는 고교 중퇴를 하고 27살에나 늦깎이 대학 생활을 시작했고 결혼 전은 물론 결혼 후 어느 정도까지도 반지하 생활을 했던 녹록지 않은 삶의 체험을 한 사람이다. 이런 그가 50억의 자산을 이루기까지 쉽지 않았던 삶의 과정을 아들에게 전해준다. 돈을 대하는 기본자세부터 삶의 철학까지 두루 담고 있는 에세이집으로 아들로
[서평] <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 소설. 5.18 광주 항쟁을 다룬 소설 추천.

[서평] <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 소설. 5.18 광주 항쟁을 다룬 소설 추천.

아니, 언니를 만나 할 말은 하나뿐이야. 허락된다면, 부디 허락된다면, 죽지 마. 죽지 말아요. p.177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도 한참을 망설이다가 5.18 광주 민주 항쟁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열었다.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감정을 추스르기가 버거워 한참을 빙빙 돌면서 기록을 남기는 것을 주저했다. '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이라는 찬사는 허풍이 아니었고 '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라는 문학평론가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휘청이다 못해 꺾일 것 같은 심정이 드는 것, 꾸역꾸역 올라와 명치께부터 목울대를 누르는 묵직한 통증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이 소설을 읽으려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이런 두려움으로 2014년에 발행된 이 책을 이제야 열 수 있었다. 무거운 소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구성, 시적으로 탁월하게 아름다운 문장들. 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 어
[서평]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의사가 기록한 마지막 순간들. 에세이 추천 도서. 밀리의 서재

[서평]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의사가 기록한 마지막 순간들. 에세이 추천 도서. 밀리의 서재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말이 있다. 오늘 누군가의 죽음은 내일의 내가 닿을 시간이고, 어떤 죽음들은 분명히 아직 남아 있는 이들에게 뭔가를 이야기한다. -작가의 말- 이 책은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18년 차 종양내과 의사가 마주했던 숱한 죽음을 이야기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의 죽음을 경험하고 나서야 내게 남은 삶을, 시간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되는 무지의 반복을 어찌해야 할까. 그 누군가의 범주에 나 역시 부지불식간에 들어갈 것이다. 작년에 정말 어처구니 없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친척의 장례식에 다녀왔기에 남은 시간의 부피가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새해는 변함없이 다가왔고 오늘의 시간 역시 빠르게 지나고 있다. 일생의 큰 충격인 죽음의 순간을 매일 직업적으로 만나고 있는 의료인의 관점에서 본 삶의 의미가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한국만큼 끝까지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미국은 적어도 6개월은 남은 삶을 정리할 시간을 가지며 호스피스 병동에서 보내는
[서평]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장편소설.  가슴 아픈 제주 4.3사건을 다룬 소설 추천.

[서평]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장편소설. 가슴 아픈 제주 4.3사건을 다룬 소설 추천.

이것은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작가의 말- 작가 한강은 1970년 광주 출생이며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서울의 겨울>외 4편의 시를 발표하고 서울 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라는 단편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채식주의자>는 한국인 최초로 2016년 인터내셔널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5.18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 이후 <작별하지 않는다>를 발표하여 묻힌 역사를 조명하는 소설을 이어가고 있다. 아버지는 유명한 한승원 작가이시다. 사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모티브로 한 소설을 읽으려고 마음을 먹기까지 오랜 망설임이 있는 편이다. 작년 베스트셀러였던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이런 이유로 늦게 읽었고 <하얼빈>도 그랬다. 이 책도 재작년에 발표된 책인데 지금에서야 용기를 내어 열게 되었다. 앞서 두 편의 책을 읽고 조금은 예방접종 효과가 생긴 것일까. 역사를 좋아하면서도 소설은 다른 매체보다도 훨씬 강력하게 오랫동안 아프고 슬픈
[서평] <매일을 헤엄치는 법> 이연 그림 에세이. 에세이 베스트셀러 추천.

[서평] <매일을 헤엄치는 법> 이연 그림 에세이. 에세이 베스트셀러 추천.

<매일을 헤엄치는 법>이라는 제목을 보고 은유적 표현인 줄 알았다. 삶이라는 수영장 안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인가 싶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연 작가는 진짜로 수영 강습을 받았고 수영과 삶의 공통점을 조화롭게 대칭시켰다. 독특하고 신선한 내용과 구성 만화만으로 된 에세이는 봤지만 이 책은 구성이 독특하다. 만화와 에세이를 번갈아 배열하여 가독성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작가가 2018년 퇴사 후 1년 동안 백수로 생활하면서 겪은 고생과 내면의 부침, 수영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담겨 있다. 작가는 자신과 맞지 않는 디자인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기 위해 과감히 퇴사했다. 취업, 결혼 등 사회가 정한 순서와 틀에 맞춰 살지 않고 자기로 살기로 결심한 작가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소속 없이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도 결국은 자기를 찾기 위해 도전
[서평] 벌거벗은 한국사. 큰별샘 최태성. 한국사 추천도서.

[서평] 벌거벗은 한국사. 큰별샘 최태성. 한국사 추천도서.

우리나라 역사는 반만년에 해당하는 긴 역사이니만큼 전쟁과 관련된 사건도 많다. 그래서인지 한국사는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단순하게 외우는 지루한 암기 과목으로 느껴진다. 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알겠다는 의지는커녕 호기심마저 꺾어버리는 교육 현실이다. <벌거벗은 한국사>는 반만년 한국사 속 가장 매력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시험 중심의 내용이 아니라, 사건의 전후 배경을 소개하고 그 영향이 민초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자세하고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고려 시대의 무신정권에서 시작하여 광복 후까지의 주요 사건을 스토리텔링의 기법으로 생생하게 전달하기에 학생들이 읽으면 도움을 많이 받을 좋은 책이다. 벌거벗은 무신정권 억울한 누명을 쓴 무신들 김돈중의 화살 사건 1167년 의종이 연등회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중에 의종의 수레 옆으로 화살이 우수수 떨어진 사건이 발생하였다. 의종은 암살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모진 고문을 하고 친위군
뮤지컬 영화 <영웅> 감상 후기.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여정을 좇아서.

뮤지컬 영화 <영웅> 감상 후기.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여정을 좇아서.

얼마 전 김 훈 작가의 소설 <하얼빈>을 읽고 난 여운이 묵직하게 가라앉아있던 터에 뮤지컬 영화 <영웅>까지 감상하게 되었다. 팩트인 역사를 영화로, 그것도 그냥 영화가 아닌 뮤지컬 영화로 재구성했다길래 어떤 감동을 담고 있을지 궁금하였다. 담백하고 명료한 문체로 쓰인 소설을 묵상하듯 읽어서인지 뮤지컬 영화는 좀 더 생동감 있고 임팩트 있게 느껴졌다. 소설의 이미지가 자꾸만 겹쳐지면서 영화라는 장르에 맞게 각색한 부분들이 눈에 먼저 들어와 감동을 저해한 요소로 작용한 점이 안타까웠다. 소설에서는 어머니인 조마리아와 부인의 감정 묘사가 극히 절제되어 있었다. 영화는 대중매체로의 성격상 소설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유머와 개그가 살짝 더해져 있었다. 소설 속 안중근의 부인 김 아려는 말과 눈빛마저 아끼는 조심스러운 성격의 인물이었기에, 영화 속 부인이 베개를 던진다던가 하는 장면은 좀 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 영화에서는 후반부에 어머니가 수의를 바느질하며 노래하는 부분에서 감정을
[서평]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정영욱 에세이.  응원 에세이 추천. 베스트셀러 추천.

[서평]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정영욱 에세이. 응원 에세이 추천. 베스트셀러 추천.

당신 참으로 힘들었겠다. 참 바빴을 테고, 그만큼 허겁지겁 달렸을 테고, 그래서 넘어졌을 테고, 까진 상처에 아팠을 테고, 그리고 다시 일어난대도 아주 지쳐 있을 테지. 아픈 마음 다독일 새 없이 나아가다 쓰린 곳 다시 다쳤을 테지. 며칠만 지나면 가열차게 달려왔던 한 해가 또 저문다. 매년 이맘때면 흘러가는 시간이 소중하고 절절하게 느껴지기에 새로운 새해를 계획하는 순간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경건해진다. 해가 바뀌는 시점의 저녁 시간이 긴 꼬리를 내리며 사라질 때 읽는, 누군가의 단상은 또 다른 상념에 잠기게 한다. 이 책은 에세이스트 정영욱 작가의 공감 베스트셀러 에세이이다. 시인 듯 산문인 듯 개인 일기인 듯한 내밀한 기록 속에는 작가가 무수히 했었을 절절한 감정들이 녹아 있다. 30대라는 어중간한 나이대의 특성 탓인지 작가의 단상에는 고민이 드리워있다. 세상일을 모르는 철부지도 아니고 관조할 만한 관록이 쌓인 것도 아닌 나이. 하긴 나이가 든다고 해서 세상살이가 어디 수월해지긴
[서평] <하얼빈> 김 훈 장편소설. 역사 소설 추천. 가난한 청년 안중근의 기개.

[서평] <하얼빈> 김 훈 장편소설. 역사 소설 추천. 가난한 청년 안중근의 기개.

안중근 의사가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사건은 역사의 한 획을 바꾼 사건이었다. 문명개화와 동양평화라는 미명 아래 조선을 식민지화하던 이토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대해서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역사가 스포인 사건을 김 훈 작가는 어떻게 풀어냈을까 궁금하였다.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써보려는 것은 내 고단한 청춘의 소망이었다. 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 있는 몸에 관하여 말하려 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가난과 청춘, 그리고 살아 있는 몸이라니. 이 책은 소설인 듯도 르포인 듯도 하고 한 사람의 개인적인 기록물 같기도 하다. 안중근 의사와 이토가 하얼빈에 가기까지의 여정과 동선이 나온 부분은 르포 같다. 김 훈 작가의 말처럼 안중근이라는 살아 있는 실체가 가진 고뇌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 장을
[모임 후기] ><품위 있는 서평 쓰기> 1기 모임을 마치고. 서평 잘 쓰는 법.

[모임 후기] ><품위 있는 서평 쓰기> 1기 모임을 마치고. 서평 잘 쓰는 법.

책이 주는 효용이 얼마나 많은 지 말하려면 입이 아프다. 나는 책을 통해 주로 위로와 공감, 감동을 얻는 편이다.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렇게 힘을 얻어 나아가는 세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진다. 좀 더 여유 있고 다정해지는 것 같은 내적 변화가 생긴다. 그러다가 또다시 세상이 그렇지 하며 우울과 무기력이 널뛰듯 할 조짐이 보이면 나는 다시 책을 방패 삼아 감정의 기복을 피해 가곤 했다. 그렇게 고마운 책인데도 사랑이 식어가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감동이 희미해지고 내용마저 가물가물해질 때가 많다. 잊힌 기억을 붙잡아 기록을 남기려고 만든 것이 나의 블로그이다. 하루하루 책을 통해 얻는 힘과 기쁨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서. 계속 쓰는 활동을 하다가 어느 순간 좀 더 잘 쓰고 싶다는 막연한 욕망이 스멀거렸다. 내용 파악과 감상 외에 나만의 시선이 담긴 비평 비슷한 한 줄을 첨가하고 싶었는데 시도할 때마다 막막하기만 하였다. 책을 읽게
해피빈 콩 기부

해피빈 콩 기부

블로그에 글을 써서 등록하면 소소한 콩을 받는다. 어떨 때는 주고 어떨 때는 안주는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소멸 어쩌구 하는 문구가 보이길래 잊기 전에 그동안 쌓인 콩을 기부했다. 혹한 추위에 작지만 나눌 수 있는 것이 있어서 좋다. 지금도 바깥에서 부는 바람소리가 귀신 우는 소리처럼 들린다. 추위가 더 서러운 겨울이 나는 참 싫다.
[독후 감상] <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 남궁인 의사의 서평 모음집. 서평 잘 쓰는 방법.

[독후 감상] <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 남궁인 의사의 서평 모음집. 서평 잘 쓰는 방법.

[품위 있는 서평 쓰기] 모임에서 서평 쓰기의 예로 추천받은 책이어서 읽게 되었는데, 남궁인 작가님에 대해서는 처음 알게 되었다.(나의 무지) 응급 처치과 의사인데 이렇게 책을 많이 읽는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글까지 잘 쓰신다는 데 두 번 놀라고, 얼굴까지 잘 생기셨다는 데 세 번 놀라게 되는 책이다. (이슬아 작가님은 적당히 잘 생기신 얼굴이라고 했지만 -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중에서.) 매일 읽은 책 소개의 독서기록과 서평을 갈무리하여 월 단위라는 신선한 분류 기준으로 묶은 서평집이다. 보통은 책들을 작가나 주제, 장르를 기준으로 나누는데 월 단위로 정리한 작가의 방대한 독서 기록을 이렇게 쉽게 들여다봐도 되나 싶게 황송한 마음이 든다. 의사업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응급실이나 진료실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영혼이 없는 눈동자에, 도 톤의 목소리로 무척이나 빠르게 진단을 하는 경험을 한 터라, 이렇게 감정이 풍부한 글을 쓰시는 분을 보니 신기했고 편견이 깨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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